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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의 유산
이름 관리자 작성일 2004.02.25 12:11

내겐 존경하는 두 분의 시어른이 계시다. 한 분은 평생을 기도와 깨끗함으로 살아오신 시아버님이고. 한 분은 일제치하 오산학교에서 해직을 당하시고 평양신학교에 들어가 장로교 초대 목사님이 되신 시외조부님이시다.
열대여섯 되는 가난한 시골 교회를 돌며 말씀을 전하시던 외조부님. 6.25때 황해도에서 순교를 당하셨다는 소문만이 남아있어 외조부의 모습은 한국 기독교 역사사진첩에서 잠깐 보았을 뿐이다.
세월이 갈수록 그분들의 눈물과 기도의 열매를 덤으로 얻고 산다는 황송함을 느낀다. 나이가 들면서 철이 드는 것 같다. 이제야 내가 얼마나 축복된 가정에서 살고 있는지 깨달으니 말이다.
지난 주 시어머님의 추도식 날. 아버님께서는 여든 넷, 긴 인생의 여정. 잊지 못하시는 간증 한편을 들려주셨다.
"기도는 하나님의 명령이요 축복의 통로이니라. 내 그때, 죽으면 죽으리란 심정으로 네 어머니와 갓난애를 데리러 38선을 넘던 일이 있었다. 생명을 걸고 38선을 넘을 때 장인어른교회에서도 남쪽에서도 밤새 기도를 했었다. 우리가 한밤중에 깜깜절벽 사선을 넘을 수 있던 것은 다 기도 때문이었느니라. 늘 기도하거라."
다인이가 공부하러 떠났고 다영이도 이젠 떠날 때가 되었다. 사랑하는 아이들에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사랑은 기도 외엔 없다. 내 그들의 보호막이 되지 못할지라도 하나님이 그 피난처 되시고, 그 불꽃같은 눈동자로 지키시리니..... 사랑하는 아이들아, 기도하자. 네 새벽을 깨워 젊은 날에 네 하나님을 만나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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