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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를 전한다는 것
이름 관리자 작성일 2004.09.15 13:52


예수를 전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것 같다. 혜천대학에서 교수를 시작하면서 내가 처음으로 그 아이를 보았을 때 그 아이는 눈이 부시도록 매혹적인 아이였다. 태어나서 한 번도 자르지 않았다는 긴 머리는 무릎까지 굽실굽실 움직일 때마다 출렁거렸고, 쌍커플이 진 두 눈은 무엇인가를 갈망하는 듯 반짝반짝 빛났다. 그 후로 너무나 열심히 공부하고 적극적인 그 아이를 보아갈수록 나는 점점 그 아이에게 빠져들게 되었고, 그래서 나는 첫 번째 제자인 그 아이를 누구보다도 사랑하게 되었다.
처음 부임했을 그때 당시 학생들에게 학문을 잘 가르치고 예수를 전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불탔던 나는 자연 내가 가장 사랑하는 제자인 그 아이에게 전도의 손길을 뻗쳤고, 나는 내 말을 제일 잘 듣는 그 아이가 선뜻 예수를 영접할거라 기대했었다. 그러나 그토록 내 말에 순종하던 그 아이의 마음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고, 나는 뒤통수를 얻어맞은 듯 서운하고 애인에게 배신당한 듯한 느낌마저 들어 괴로웠다. 너무나 안타까운 나는 그 후로도 한동안 매일 그 아이를 잡고 고문을 하다시피 예수의 피에 대해 이야기를 하였고 그러면 그럴수록 그 아이는 더욱 냉담해져만 갔다.
…….
부임한지 햇수로 13년이 흐른 지금도 그 아이는 해마다 한 해에 두 번씩 어김없이 나를 찾아오고 있다. 그 아이는 나를 가장 소중한 스승이라 여기고 있고, 또 나는 그 아이가 지금도 나의 가장 아끼는 제자이지만 그 아이는 아직도 예수를 영접하지 못하였고, 지금도 나는 그 아이의 영혼을 위해 기도를 하면서 문득문득 하나님의 뜻은 과연 무엇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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