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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靈)의 김장
이름 관리자 작성일 2004.12.21 19:42
매년 이맘때면 주부들이 그냥 넘어갈 수 없는 연례행사가 하나 있다. 바로 김장인 것이다. 이 김장을 할라치면 배추는 어디에 좋은 것이 있고, 질 좋고 값싼 젓갈과 고춧가루는 어디에 있는지 부지런히 발품을 팔아 준비하고, 이런 것들이 다 모아진 다음에는 어떻게 해야 작년보다 더 맛난 김치를 담글 수 있을까 고민하며 김장을 하게 된다. 시 어머님이 건강하셨을 때는 4남매 가정의 수고로움을 생각지 않았던 며느리들에게 그 짐이 고스란히 옮겨지게 되었다. 며느리들이 담근 김장의 맛은 해마다 달랐다. 어떤 해는 군둥내가 나고, 어떤 해는 너무 짜고, 어떤 해는 너무 늦게 김장을 하는 바람에 시중에 이미 없는 야채가 있어서 넣어야 할 재료를 다 넣지 못하고 김장을 하기도 했다.
‘평소에 배워 두었으면 좀 더 맛있는 김장으로 식구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었을 텐데…….’하는 아쉬움과 ‘왜 미리미리 준비하지 못했을까!’하는 후회감이 밀려오기도 했다. 평생을 시어머님과 함께 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실천에 옮기지 못한 탓이리라.
그렇다. 예수님이 언제 오실지 모르지만 그 날이 멀지 않았음을 느끼게 하는 세상의 많은 사건들 속에서, 열 처녀 중 신랑을 맞이하게 된 등불과 기름을 준비한 슬기로운 다섯 처녀들처럼(마 25:1~13)우리의 영혼도 깨끗한 세마포를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이젠 우리의 육신을 위한 김장만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내 영안에 하나님의 영이 있고 하나님의 영으로 충만한 삶, 또 날마다 성령의 내적 충만에 관심을 갖고 말씀과 기도로 생활하는 앞으로의 삶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
양혜란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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