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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전화기 글보기
빨간 전화기
이름 관리자 작성일 2005.10.21 17:02
아침부터 장대 같은 비가 쏟아지더니 어느새 보슬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오늘도 빨간 전화기로 용혜원 목사님의 “소낙비 쏟아지듯 살고 싶다”는 시를 보냈다. 고맙다는 간단한 답글이 있는가 하면 속내가 담긴 얘기도 속속 도착한다.
각 교실 교사용 컴퓨터에 설치된 이 빨간 전화기는 실시간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메신저 프로그램이다. 간단한 업무연락은 빨간 전화기로 대신한다.
직원협의회를 하는 날이면 어김없이 마음에 상처받는 사람이 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잘못(?)을 지적 당하자니 자존심이 상하고 일 할 의욕도 없어지기 마련이다. 따지고 보면 잘못이랄 것도 없는데… 이런 똑같은 상황이 언제 자신에게 닥칠지 몰라 회의만 하면 모두가 긴장의 연속이다.
“나 요즘 심각하다. 학교가 오기 싫어…우울증 초기 증상 인가봐.”
이해인님의 시를 보내 준 바로 그날이었다. 다른 학교에서 늘 잘 한다고 칭찬만 받아 오던 동갑내기 교사의 한탄이 빨간 전화기로부터 날아들었다.
“그런데 이 시를 읽고 나니 심리치료를 받은 느낌이야…” 이렇게 까지나!
그후로 난 10개가 채 안되는 교실에 빨간 전화기로 시 나르는 일이 일과처럼 되어 버렸다.
5분 동안의 수고가 하루 종일 즐거움을 준다고 하니까
단 한편의 시가 이렇게 위안이 될진대 위로자 되신 우리 주님의 넓은 품을 안다면 얼마나 많은 상처와 아픔들이 치유될꼬. 오늘도 빨간 전화기를 클릭하면서 조만간에 주님의 사랑을 전하는 메신저 역할을 톡톡히 할 것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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