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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와 아들 글보기
엄마와 아들
이름 관리자 작성일 2006.04.21 15:31
새 학기가 시작되어 새로운 담임을 맞이한 큰 아이의 자기소개서는 더 구체적이었지만 아이의 장래희망과 부모의 장래희망을 적는 란은 여전히 맨 윗 칸에 자리 잡고 있었다.

자신의 장래희망에 “선교사”라고 당당히 적은 아이는 늘 그렇듯이 별다른 설명 없이 종이를 내밀며 엄마의 동의를 구했다.

대답이 곤란할 때 쓰는 마지막 방법인 ‘기도해 보자’를 말하며 엄마는 오늘도 자리를 피했다.

다음날 새벽기도를 다녀와서도 흔쾌히 동의할 수 없었던 엄마는 더 기도해 보아야겠다며 결국 부모의 장래희망을 빈칸으로 내버려두었다.

아이는 아무 말 없이 그 칸을 물음표로 채우며 무언의 항의를 표시했다. 이리와 양이 싸울 때 양이 자신의 뿔을 이용해 이리를 이길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돈키호테 같은 아들과 확인하고, 또 확인해야 하는 고지식한 엄마의 불협화음을 아름다운 하모니로 바꾸어 가실 하나님의 손길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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