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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가는 길 글보기
집으로 가는 길
이름 관리자 작성일 2006.07.07 14:00

개나리 덤불 섶이 노랑 뭉게구름 되어 덮고 지나간 버드내천은 이끼 낀 속살을 내보이면서 여유롭게 흘러간다.
기도회를 마치고 버드내천을 따라 집으로 가는 시간은 아침 6시경, 태양을 노래하는 새들의 합창이 들린다.
이 무렵이면 버드내천 길은 건강을 지키려는 인파가 붐빈다. 각양각색의 가벼운 옷차림에 활기찬 모습이 마냥 정겹다. 모자를 깊숙이 눌러쓰고 이어폰을 귀에 꽂고 걷는 사람, 구부정한 작은 체구에 부지런하게 잰걸음으로 걷는 노인네, 양팔을 번갈아 위로 치켜세우며 걷는 젊은 여인, 복면한 모습의 마스크로 온통 안면을 가린 여성, 그런가 하면, 뛰기도 하고 달리기도 하지만 아예 뒷걸음으로 걷는 사람들, 하지만 누군들 초라한 모습은 없다. 수침교 방향이 가까워지면서 인적은 줄어들고 수초가 어우러진 버드내천은 작은 고수부지를 형성하면서, 밤섬과 뚝섬의 모형을 이루어 물에 어린 모습이 한 폭의 동양화이다.
부지런한 왜가리 한 마리 물이랑에 서서 긴 목을 빼어들고 눈 맞춤 하잔다. 성장한 6월의 갈대숲의 아침 숨소리가 창자까지 저려오는 푸른 향기를 마셔본다. 걸어가기 한 시간이 못 미쳐 집에 다다른다. 클로버 꽃은 체념의 미소를 머금고 시들고 담장에 넝쿨장미는 흐드러지게 붉은 기운을 내뿜는데 푸른 마음을 가득안고 뜨락을 밟으면 호박살구는 주인 모르게 익어간다. 주님 오늘도 좋은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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