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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다섯째 주 칼럼 '아버님의 낡은 노트' 글보기
5월 다섯째 주 칼럼 '아버님의 낡은 노트'
이름 관리자 작성일 2011.05.28 15:29
아버님의 낡은 노트

제게는 아버님으로부터 물려 받은 유일한 유물(遺物)이 있습니다. 몇권의 낡은 노트입니다. 물론 아버님께서 이것이 네게 줄 유산이라고 말씀하시지는 않았지만 아직까지 제 책장 속에 있는 아버님의 노트들을 펴보고 있노라면 오래 전에 하늘나라로 가신 아버님의 체취를 느낄 수 있고, 또 영혼까지 부요해지니 귀한 유물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아버님의 노트의 내용은 다름 아닌 목사님의 설교를 받아 적은 것입니다. 설교날짜, 설교자, 설교제목, 설교본문이 노트 위쪽에 가지런히 적혀 있고 대학노트 한 페이지 분량으로 한자(漢字)와 한글을 섞어 그 날의 설교를 요약해 놓으셨습니다.

설교노트라 아버님의 견해나 생각이 전혀 기록되어 있지 않았지만 아버님이 무엇을 가장 중요시 여기셨는지는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人生과 永遠, 福音의 有益, 하나님의 主權, 獻身의 出發, 恩惠 信仰, 노후의 대책(수십 년 전에 성경을 통해 복지에 관한 설교를 하신 목사님이 계셨다니), 祈禱를 배우자, 多樣性의 調和, 죽도록 忠誠하라 등등의 설교제목 아래 그 날 설교를 하나도 놓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받아 적으신 것이 분명한 내용들을 보며 한결같이 말씀을 사모하셨던 아버님의 열정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노트 속에서 본 것이 또 있습니다. 놀랍게도 낡은 노트를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하늘을 가리키는 아버님의 손가락을 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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