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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셋째 주 칼럼 " 아쿠정전(停電)" 글보기
9월 셋째 주 칼럼 " 아쿠정전(停電)"
이름 관리자 작성일 2011.09.17 10:12
아큐정전(阿Q正傳)은 1921년에 쓰인 중국 작가 루쉰의 소설제목입니다. 지금으로부터 딱 100년 전인 1911년에 일어났던 중국의 신해혁명(辛亥革命)을 배경으로, 정식 이름이 없어 갖다 붙인 아큐(阿Q)라는 어떤 최하층 농민의 어이없고 비참한 짧은 전기(傳記)가 바로 아큐정전(阿Q正傳)입니다. 비굴하게 살아가면서도 끝없이 자기를 합리화시키는 아큐(阿Q)라는 사람이 마침내 일어난 혁명에 어설프게 가담했다가 엉뚱한 누명을 쓰고 죽어간다는 줄거리를 담은 이 소설은 중국 현대문학의 시발점이 된 작품이라고도 합니다. 루쉰은 이 작품을 통해 거대한 몸집을 가지고서도 열강(列强) 가운데서 비굴하게 처신하고, 혁명을 통해서도 좀처럼 변화되지 않는 그 당시 중국의 처량한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렸습니다.

아큐정전(阿Q正傳)이 그런 소설이라면 아쿠정전(停電)은 무엇일까요? 루쉰이 지은 아큐정전(阿Q正傳)의 속편(續編) 제목일까요? 아닙니다, 아쿠정전(停電)은 지난 15일 늦더위를 예상하지 못한 정부의 방심(放心)으로 전국 곳곳에서 전기 공급이 끊기는 사태가 발생했을 때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의 입에서 터져 나온 탄식입니다. “아쿠(아이쿠)! 정전(停電)이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이 탄식과 함께 크고 작은 피해가 속출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그 날 저녁 일곱 시에 시작되는 사역훈련에 참석하려고 제 사무실을 나서려 할 때 정전사태를 맞게 되었습니다. 교회 전체가 한 동안 어두움에 휩싸였고 사역훈련은 스마트폰에서 나오는 가느다란 빛에 빚을 지며 교재도 제대로 보지 못하면서 진행되었습니다.

있어서는 안 될 정전(停電) 사태가 있을 수밖에 없는 이 땅이지만, 하늘과의 영적정전(靈的停電)은 결코 있어선 안 되겠습니다. 영적정전(靈的停電)은 새로운 변화의 시대에 무지몽매(無知蒙昧)하여 어설프게 대처했던 아큐(阿Q)처럼 답답하고 비참한 정전(正傳)을 남길 것입니다. “아쿠정전(停電)!”의 탄식이 영적인 세계에서는 없어야 하겠습니다. 늦더위를 예측 못한 정부처럼 방심(放心)하지 마세요. 마귀는 늦바람을 타고 오기도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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