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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첫째 주 칼럼 "작은 불꽃 하나가" 글보기
12월 첫째 주 칼럼 "작은 불꽃 하나가"
이름 관리자 작성일 2011.12.03 10:22
대부분의 고등학교에서는 경험 못할 일이였죠. 고등학교 졸업식 전날 밤, 졸업예배를 영락교회에서 드리게 되었습니다. 졸업생들 손에는 작은 초들이 하나씩 들려 있었습니다. 예배당 안의 모든 전기불은 꺼져 있었고 캄캄함 속에 무엇인가에 압도된 적막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어느 순간 그 어두움을 헤치며 맨 앞에서부터 붙여진 촛불이 옆으로 뒤로 들불처럼 번져나갔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온 예배당이 수백 개의 촛불로 가득 차게 되었습니다. 요즈음 이곳저곳에서 벌어지는 그 어느 불꽃축제의 화려함도 견주지 못할 장엄한 광경이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함께 부른 찬송이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진리등대 길이길이 빛나니 우리들도 등대되어 주의사랑 비추세
우리작은 불을켜서 험한바다 비추세 물에빠져 헤매는이 건져내어 살리세”

그 밤의 그 장면은 제 생애에는 아주 소중한 광경이었습니다. 사이먼과 카펑클(Simon & Garfunkel)에게 “험한 세상에 다리가 되어(Bridge Over Troubled Water)”라는 불후의 명곡이 있었다면, 저와 친구들에겐 그날 “험한 바다를 함께 비추는 작은 불꽃들이 되리라”는 위대한(?) 결단이 있었습니다. 그 후 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그 밤의 그 결단은 어디로 갔는지 제겐 아쉬움이 큰 시간들이었습니다.

우리 교회가 지난 10월 “이웃사랑 나눔을 위한 바자회”에서 얻은 수익과 교회의 지원금을 가지고 지난 11월 25일 어려운 가정에 연탄을 나누어 주었고 내일 또 여러 기관과 이웃들에게 나눔의 손길을 펴려고 합니다. 교우들의 작은 정성들이 모여서 세상을 따듯하게 만드는 불꽃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웃을 향한 교우들의 손길 속에 고등학교 졸업식 전날 밤 작은 초를 들고 다음 사람에게 그 촛불을 건네주던 친구들의 손길이 떠오릅니다.
“그 친구들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그 옛날의 그 손으로 세상을 밝히는 불꽃을 여전히 나르고 있을까.....” 서로를 ‘우리’라고 불렀던 그 친구들이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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