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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5일(주일) 칼럼 ‘빨리 간다고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글보기
7월 15일(주일) 칼럼 ‘빨리 간다고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이름 관리자 작성일 2012.07.14 12:16
지난 9일 월요일 오후 7시 20분 즈음, 다소 지친 육체와 설레는 마음으로 단기선교팀이 조금 낡아 보이는 비행기에 몸을 싣고 이륙을 기다리던 시간에 비행기 엔진에 이상이 있으니 모두 내리라는 안내방송이 나왔습니다. 그로부터 두 시간 후, 우리는 올해 새로 구입했다는 최신식 비행기로 바꿔 타고 드디어 캄보디아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기다림의 지루함을 완전히 상쇄할 새 비행기의 기쁨을 누리면서도, 황대영 선교사님으로부터 부탁받은 만만치 않은 짐, 우리가 가져가는 의약품과 여러 선교물품들을 어떻게 캄보디아 공항에서 통관시킬 것인지의 생각은 내내 떠나지 않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예정시간 보다 두 시간 늦은 현지시간 오전 12시 40분에 도착하니, 우리들의 입국 수속을 맡은 공항 관리들이 지쳐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열일곱 명 각자가 짐들을 카트에 가득 싣고 조심스럽게 마지막 관문인 세관원을 향해 가는데 단체복을 입은 모(某) 단체의 젊은이들이 그들이 가지고 온 box들을 통관시키지 못해 줄지어 멈춰 서 있었습니다. 세관을 통과할 두 통로 중 하나를 그들이 막고 있었으니 다른 통로에서는 수월하게 통과시킬 수밖에 없었고 그 통로의 주인공들이 바로 우리들이었습니다.

세관원으로부터 짐에 대한 질문을 받기도 했지만 아무도 짐을 열지 않고 무난히 통과되었는데, 마지막으로 나오던 손경민 전도사님이 세관원으로부터 짐을 오픈하라는 지시를 받았습니다. 이 광경을 앞서 나와 초조히 지켜보고 있는데 전도사님이 옅은 미소를 띠고 나왔습니다. 단기선교 경험이 많은 전도사님이 물건을 하나도 빼앗기지 않았고 적지 않은 통관료를 요구하는 세관원에게 단지 ‘5불’의 통과세를 지불하는 것으로 모든 것을 일단락 지은 것입니다.

선교지를 가면서 늦어짐의 축복을 체험했습니다. 낡은 비행기 대신 좋은 비행기를 탔고, 그곳 관리들의 우리를 향한 전투력(?)이 상당했을 터인데 기다림 속에 지쳐 있었고, 우리보다 앞서가던 자들이 세관에 걸리는 바람에 우리는 뒤에 가면서도 쉽게 통과하였고, 경험 많은 사람이 늦게 나오면서 까다로운 상황에 당황하지 않았고…

그렇습니다. 빨리 간다고 항상 좋은 것은 아닙니다. 늦어진다고 속상해 하지 마십시오. 늦더라도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시간이기만하면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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