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6일(주일) 칼럼 '눈꽃을 보며 인생의 사계(四季)를 생각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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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관리자 | 작성일 | 2017.11.25 05:52 |
11월 23일 수능고사일 오전에 대전에는 올 가을 첫 눈이 살포시 내렸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밤사이에 다시 눈이 내렸는데, 아침에 보문산을 끼고 운전하여 출근하다 보니 산 전체에 예쁜 눈꽃들이 만발해 있었습니다.
운전할 때만큼은 반갑지 않는 손님이 눈이지만 낙엽이 떨어진 보문산 나무들 가지마다 앉아서 백설(白雪)의 고운 자태를 천진난만한 애기처럼 자랑하는 눈꽃들의 광경은 저의 마음에 곧장 싱그러움을 느끼게 했고, 저의 입에서는 너무 예쁘다고 자연스레 경탄(驚歎)이 나왔습니다.
아직 11월이어서 형형색색의 가을 단풍을 즐긴 감동과 기쁨의 여운이 아직 남아있는데 벌써 눈꽃을 보게 되었다는 반가움이 잔잔한 행복과 함께 몰려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출근하는 아침이 즐거웠습니다.
우리나라는 사계(四季)가 뚜렷합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의 경관을 즐길 수 있습니다. 봄에는 파릇한 새싹이 나며 아름다운 꽃들이 피고, 여름에는 산과 들이 푸르름으로 울창해지며, 가을에는 자연이 황홀한 색깔들로 물들려지다가, 눈이 내리는 겨울에는 예쁘기 그지없는 눈꽃들이 피어납니다.
그리고는 또 봄을 맞고, 여름을 맞으며, 가을 그리고 겨울을 만듭니다. 그것이 계속 반복됩니다. 그러나 우리 인생은 다릅니다. 우리 인생에 봄이 찾아오고, 여름이 되고, 가을이 되다가 겨울이 되면 다시 봄을 맞지는 못합니다. 한 번으로 끝납니다. 영원한 천국과 지옥의 내세가 있기에 그렇다고 해서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세상에서의 삶은 끝납니다. 이 세상에서 우리가 맞는 사계(四季)는 한 번 뿐이며, 반복되지 않습니다.
우리 중에는 갓 태어났거나 아직 어린 자녀들, 청소년, 청년들이 있습니다. 지금 그들은 봄과 같습니다. 우리 중에는 여름과 같은 장년들이 있습니다. 어느 덧 가을을 맞이하신 분들도 계시구요. 저도 어느새 가을이 된 것 같습니다. 또한 겨울을 맞이하신 분들도 계십니다. 사계(四季) 중 어느 계절에 속해 있든지 간에 우리가 맞이하는 인생의 계절은 단 한 번뿐입니다. 반복되거나 순환되지 않습니다. 그렇게 긴 것도 아닙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봄의 싱그러운 새싹과 예쁜 꽃처럼, 여름의 푸르름과 울창함처럼, 품위 있고 멋진 가을의 단풍과 넉넉한 오곡백과처럼, 겨울의 백설(白雪)같은 고상하고 찬란함처럼 살다가 영원한 본향 하늘 아버지 집에 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하나님 앞에서 우리 자신들이 멋진 사계(四季)이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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