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4일(주일) 칼럼 '어디로 가십니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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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관리자 | 작성일 | 2019.04.13 05:43 |
오늘은 교회력(敎會曆)으로 ‘종려주일(棕櫚主日, Palm Sunday)’이라고 합니다. 예수님께서 나귀 새끼를 타고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많은 무리들이 겉옷과 종려나무 가지를 예수님께서 가시는 길에 펴서 “호산나 찬송하리로다. 주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 곧 이스라엘의 왕이시여” 라고 왕이신 예수님께 찬양을 올렸습니다(요 12:12-15, 막 11:11:7-10). 예수님이 진정 이스라엘의 왕이시라면 영광스러우며 막강한 권세를 가진 지위에 걸맞게 군대를 거느리고 준마(駿馬)를 타고 보무당당하게 입성하셔야 마땅했습니다.
왕을 따르는 막강한 군대의 행렬은 보이지 않고 어린 나귀 새끼를 타고 예루살렘에 들어오시다니 사람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하나님께서 오래 전 스가랴 선지자를 통하여 주신 메시아 예언이 성취되는 광경이었습니다(슥 9:9). 예수님은 세상의 왕들과는 달리 겸손한 모습으로 예루살렘에 입성하셨습니다.
나귀 새끼를 타고 예루살렘으로 들어가신 예수님은 또 어디를 가고자 하셨습니까? 예루살렘에 있는 왕궁이 아니라 해골이라는 뜻을 가진 골고다[마 27:33; 갈보리] 언덕이었습니다. 예수님을 열광적으로 믿고 지지했던 무리들은 왕궁으로 가셔야 할 왕이 십자가 처형을 당하기 위하여 무기력하고도 힘들게 골고다 언덕으로 십자가 지고 가시는 모습을 뒤따르며 기대와 환희(歡喜) 대신 불안과 두려움이 엄습해 옴을 느꼈을 것입니다. 무리들은 예수님께 이렇게 묻고 싶었을 것입니다. “쿠오 바디스, 도미네?(Quo vadis, Domine?; 주여, 어디로 가십니까?)”
예수님께서 부귀영화, 세상 권세를 누리시려고 예루살렘 왕궁으로 가셨다면 오늘 우리의 구원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죄인들을 대신하여 고난의 죽음을 당하시고자 십자가를 지시고 골고다 언덕으로 가셨기에 오늘 우리에게는 우리 일생에서 가장 귀한 복인 구원을 받았습니다.
성경에 나오지는 않음으로 사실(fact)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로마화재사건으로 기독교인들이 네로 황제에게 박해를 당할 때에 살아남기 위하여 황급히 로마를 빠져나가던 베드로가 로마로 가시는 예수님을 만나 했다는 질문이 이것입니다. “주여, 어디로 가십니까?” 그 때 예수님은 “나는 네 대신 십자가에 못 박히러 로마로 간다.”고 말씀하셨다는 얘기가 소설과 영화로 전해집니다. 베드로는 주님의 말씀에 찔림을 받아 다시 로마로 돌아가서 십자가에 거꾸로 못 박혀 순교를 했다는 것입니다.
종려주일과 고난주간을 맞으면서 이제는 우리자신에게 똑같은 질문을 해야겠습니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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