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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7일(주일) " 이마의 한 올 " 글보기
10월 17일(주일) " 이마의 한 올 "
이름 관리자 작성일 2021.10.16 10:02

  예전에 거울을 볼 때에 양 눈썹 위쪽 가운데 이마에 머리카락 몇 개가 있는 것이 조금 못마땅한 적이 있었습니다. 달랑 몇 개의 머리카락이 조금 아래로 나와 있어서 뽑아버릴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발을 하러 갔을 때 이마에 있는 몇 개의 머리카락을 잘라달라는 소리를 하지는 못했습니다. 미용실에 이발하러 간 중년의 아저씨로서 갖는 소심함이 작동되어 침묵을 지켰기에 이마 위 머리카락 몇 올은 별 일 없이 건재하게 붙어 있었습니다.

  2020년 작년 어느 때인가 다이어트를 무리하게 했다가 그 여파로 탈모 현상이 일어나서 당혹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머리털이 쑥쑥 빠지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가운데 어느 날 거울을 보니 이마 위 머리카락 몇 올이 하나씩 떨어져 나가 사라진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그 때에야 실감했습니다. 마음에 안 들어 했던 몇 개의 머리카락이었지만 그래도 있어야 했던 소중한 지체였다는 사실 말입니다.

  중년기에서 노년기로 접어드는 나이에 탈모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타고난 체질과 생활 습관의 영향이겠지만 느닷없이 과격한 다이어트를 함으로써 탈모가 더 빨리 진행되도록 방아쇠를 당긴 셈이었습니다. 최근에 탈모가 많이 되었다는 미용실 원장님의 말에 놀라 피부과에 갔더니 다이어트를 그렇게 무리하게 하면 당연히 탈모가 일어난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을 듣고는 다이어트를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사라졌던 이마에 머리카락 몇 개가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다시 나왔습니다. 한 때는 없애고 싶더니 이제 반가운 귀빈(貴賓)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몇 개라도 남아 있어주었으면 하는 심정입니다. 나이가 더 들게 되면 결국은 이것 몇 개도 사라질지 모릅니다. 오래 전 유행가 제목이 생각납니다. “있을 때 잘해”

  성경에 이런 말씀도 있습니다. “소가 없으면 구유는 깨끗하려니와 소의 힘으로 얻는 것이 많으니라.”(잠 14:4) 함께 사는 가족의 소중함, 함께 일하는 이웃의 소중함을 때로는 무시하거나 부정하고 싶을 때가 있을 것입니다. 그 때 이런 말이 의미 있지 않을까요? “있을 때 잘해 후회하지 말고”, “소가 없으면 구유는 깨끗하려니와 소의 힘으로 얻는 것이 많으니라.”

  가정이나 사회에서 너와 내가 우리로서 함께 살아갈 때 우리 각자가 분발해야 할 매너(manner)가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는 내가 공동체의 소중한 한 지체이며 일원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에 대하여 최선을 다하는 매너입니다. 또 하나는 내가 아닌 다른 이의 존재의 가치를 긍정적으로 존중해주는 타인을 향한 매너입니다. 그렇게 할 때 우리가 속해 있는 공동체가 한결 더 아름다워지지 않을까요? 우리 가정과 우리 직장,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우리가 함께 있음으로 인하여 더 행복해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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