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30일(주일) " 환갑 날 대상 받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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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관리자 | 작성일 | 2022.01.29 10:10 |
세월은 멈추지 않고 계속 갑니다. 우리의 일생도 세월의 흐름 가운데서 함께 나이를 먹습니다. 어떤 사람이 인터넷에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세월아 너만 가거라. 나는 쉬었다 갈란다.” 짧은 두 마디 글에 공감이 밀려오는 것은 웬일일까요? 6학년(만 60세) 되는 것이 싫어서 5학년에 있으려고 했는데 2022년 1월에 결국 6학년으로 진급했습니다.
저는 환갑 날, 평생 처음으로 대상을 받았습니다. 유머로 한 표현임을 용서하십시오. 12월 말부터 몸의 컨디션이 조금 무거워졌는데, 왼쪽 이마 쪽에 여드름이나 뾰루지 같은 것들이 몇 개 생겼고, 그 중의 하나는 제법 불룩하게 커졌습니다. 따끔거리고 가렵기도 하면서 뾰루지 같은 것들이 잘 사라지지 않아 환갑 날 오후, 피부과 병원에 갔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저의 얼굴을 주시하더니 진단 결과를 내렸습니다. 대상포진이라는 것입니다. 그 때 저의 머릿속에 문장이 하나 떠올랐습니다. “환갑 날 대상 받다.” 그 말을 좀 더 정확하게 하면 “환갑 날 대상포진 진단 받다.”입니다. 제가 눈도 조금 아프다고 하니 이마 부위의 대상포진은 눈으로도 갈 수 있는데, 안과 병원에도 가라고 하였습니다. 안과 의사 선생님은 현재 눈에는 대상포진 관련 문제가 없지만 예방 차원에서 처방해주는 안약을 바르라고 하였습니다. 6학년이 되니, 몸에 서서히 아픈 곳들이 생기고 노화가 진행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것이 사람 사는 모습이 아닐까요?
얼마 전 J. D. 그리어(Greear) 목사님(미국 서밋교회(The Summit Church))의 책 「인생, 어떻게 살 것인가」를 읽었습니다. 그 책에 교회사(敎會史)에서 모라비안(Moravian) 운동의 지도자로 유명한 독일 친첸도르프(Zinzendorf) 백작이 1720년, 약관 스무 살의 나이에 뒤셀도르프의 한 미술관을 방문했다가 도메니코 페티(domenico Feti)의 그림 “에케 호모(Ecce Homo, 저 사람을 보라!)”에 사로잡혔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 그림은 십자가에 못 박히시기 직전의 예수님을 묘사한 그림이었는데, 얻어맞고 피 흘리며 가시관을 쓰신 모습이었습니다. 그 아래 이런 말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나는 널 위해 모든 것을 했는데 너는 날 위해 무엇을 했느냐?”
사람이 얼마나 오래 사는가 하는 것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이렇게 말할 수는 있습니다. “결코 길지는 않다.” 하나님께서 오라고 부르시면 그동안 살아왔던 이 세상을 떠나야 합니다. 결코 길지 않은 세월을 사는 동안 지금 나에게도 하실 것 같은 주님의 말씀을 새기며 사는 자가 기독교인이 아닐까 합니다. “나는 널 위해 모든 것을 했는데 너는 지금 날 위해 무엇을 하느냐?” 어느 새 저도 환갑이 지나버렸습니다. 얼마 남지 않은 남은 세월동안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살다가 나를 위해 십자가에 못 박히셨던 주님 품에 안기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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