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7일(주일) " 파리 5형제 " | |||||
---|---|---|---|---|---|
이름 | 관리자 | 작성일 | 2022.02.26 09:57 |
교회 사무실이 있는 성지관 2층의 남자 화장실에는 독수리 5형제가 아니라 파리 5형제가 있습니다. 이들은 사시사철 움직이지 않고 자기 자리를 지킵니다. 5개의 남자 소변기 안 특정한 위치에 각각 한 마리씩 자리 잡고 있습니다. 파리가 남자 화장실 소변기에 붙어있게 된 것은 2017년에 제49회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했던 리처드 세일러(R. H. Thaler) 교수의 행동경제학 분야의 저서 「넛지(Nudge)」에서 나온 ‘넛지(nudge)’ 이론의 영향이라고 알려집니다.
화장실 소변기를 사용하는 남자들은 볼일을 보려고 자세를 취하는 가운데 시선을 조금 아래로 향하여 보면 파리 한 마리가 붙어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물론 모든 남자 화장실 소변기에 파리가 붙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소변기 안에 파리 그림이 있을 경우, 그것을 본 남자들은 별 생각 없이 파리를 향하여 소변을 발사합니다. 그 결과 소변기 밖으로 튀는 소변의 양이 80%가 줄게 되어 남자 화장실이 매우 깨끗해진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렇게 해도 소변기에 붙어있는 파리 그림에는 관심 없이 바쁘게 볼 일을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파리에 조준하지 않고 대충 볼 일을 보게 되면 거의 대부분은 소량이라도 소변들이 소변기 바깥으로 떨어져서 화장실 바닥이 지저분해집니다. 그러는 동안 내 볼 일만 보면 된다는 생각뿐이고, 화장실을 함께 사용하는 다른 이웃들에 대한 생각이나 배려는 거의 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파리 그림을 보게 되면 파리에 소변을 맞추고자 하는 남자들의 게임 심리 같은 것이 자연스럽게 작동하여 바깥으로 소변을 흘리지 않고 소변기 안에 볼 일을 볼 수 있기 때문에 화장실이 훨씬 청결해진다는 것입니다. 앞에서 소개한 ‘넛지(nudge)’라는 단어는 “팔꿈치로 살짝 쿡 찌르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별로 티도 나지 않게 팔꿈치로 쓱 밀었더니 별 저항 없이 움직여졌다는 것입니다. 특별한 강요나 명령을 하지 않더라도 사람들이 현명한 선택을 자발적으로 하게 되며, 그것을 반복하는 동안 내가 사용하는 화장실이 이전보다 깨끗해지는 것을 보며 순간의 흐뭇함을 느끼는 가운데 자연스레 화장실을 좀 더 청결하게 사용하는 좋은 습관이 자연스럽고 자발적으로 몸에 밸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경험이 자연스럽게 반복되어 습관이 되다 보면 함께 사는 다른 이웃들을 배려하는 훌륭한 매너도 형성됩니다. 강요에 의하여 부득이하게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자발적으로 하는 좋은 습관에서 나만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생각하는 배려와 이타심도 생긴다면 참 좋을 것 같습니다. 기독교는 이기적인 사상을 가르치고 전파하는 종교가 아니라 이웃을 생각하며 배려하고 존중하며 봉사하는 이타적인 사상을 가진 종교입니다. 기독교인들이 ‘넛지(nudge)’ 이론보다도 ‘훨씬 더 우월한 성령님의 감동과 깨우침’을 받아 이웃과 세상에 대하여 자발적이고 이타적인 훌륭한 매너를 갖고 대하는 사람들이 된다면 우리의 공동체와 사회가 더 행복해지고 좋아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 총 1,038 건
- 28/104 Page
번호 | 제목 | 작성자 | 작성일 |
---|---|---|---|
768 | 10월 27일(주일) 칼럼 '종교개혁시대 성례전, 특히 성찬에 대한 다양한 주장들' | 관리자 | 2019.10.26 |
767 | 10월 20일(주일) 칼럼 '고속질주' | 관리자 | 2019.10.19 |
766 | 10월 13일(주일) 칼럼 '지금은 나라를 위하여 더욱 간절히 기도해야 할 때입니다' | 관리자 | 2019.10.12 |
765 | 10월 6일(주일) 칼럼 '인생을 걸 데가 있다면' | 관리자 | 2019.10.05 |
764 | 9월 29일(주일) 칼럼 '배부른 돼지가 되기보다는' | 관리자 | 2019.09.28 |
763 | 9월 22일(주일) 칼럼 '빛나는 에로스이기를!' | 관리자 | 2019.09.21 |
762 | 9월 15일(주일) 칼럼 '인생은 비극인가? 희극인가?' | 관리자 | 2019.09.15 |
761 | 9월 8일(주일) 칼럼 '행복을 찾아서' | 관리자 | 2019.09.07 |
760 | 9월 1일(주일) 칼럼 '보이스피싱아 고맙다, 이 웬 말인가?' | 관리자 | 2019.08.31 |
759 | 8월 25일(주일) 칼럼 '손님 구함' | 관리자 | 2019.08.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