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0일(주일) " 기지개를 켜는 나무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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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관리자 | 작성일 | 2022.04.09 09:40 |
우리를 얼어붙게 했던 추운 겨울이 지나갈 때쯤이면 따스한 봄이 가까이 다가온 것을 알아차리고 사방에서 기지개를 켜는 소리들이 들립니다. 마치 곰들이 추운 겨울을 동면(冬眠)한 후 기지개를 켜며 깨어나는 것 같이 봄이 되면 나무들도 하나씩 기지개를 켭니다. 겨우내 죽은 듯이 말라있던 나무 가지마다 예쁜 새순이 여기저기에서 고개를 내밉니다. 몹시 추운 겨울 동안에도 죽지 않고 건재했음을 과시합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결코 오만한 뽐냄이 아니라 자신이 추운 겨울을 지내는 동안에도 살아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이제 더욱 열심히 살 것을 다짐하는 뽐냄입니다.
교회와 DST가 있는 복수동에는 이미 나무들이 새순을 내었을 뿐 아니라 싱그러운 꽃잎들을 내고 오랫동안 기다렸던 꽃망울들을 터트리고 있습니다. 나무들이 기지개를 켜는 풍경들입니다. 개나리들이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동네에서 재잘거리는 아이들 모양 노란 색들로 귀여운 소리를 냅니다. 목련들도 우아한 자태를 자랑하며 꽃을 활짝 피웠고, 이에 질세라 벚꽃들도 매력적인 자태를 드러냅니다. 하나님께서 창조해 주신 이 아름다운 풍경 앞에서 그동안 삶의 무거운 무게감으로 고단해있었던 마음들이 위로 받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교회 옆 복수동 거리에는 늦잠을 자고 일어나서 기지개를 켜는 아이들처럼 이제야 새순을 내미는 이팝나무들이 있습니다. 조금 더 기다리면 눈처럼 하얀 이팝나무 꽃들을 보게 될 것이어서 마음이 설렙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무려 3년차가 경과하도록 우리를 아프게 하고 불편하게 하며 힘들게 하는 코로나 19 감염병이 아직도 창궐해 있습니다. 처음에는 날벼락 같이 놀라워하고 불안해했지만 지금은 너무 많은 사람들이 감염되고 보니 마스크를 착용하고 생활하는 것이 당연한 듯 익숙해져 있습니다. 사랑하는 이들이 죽기도 하고 우리 자신과 이웃들이 아프기도 하고 그렇게 시간을 보내는 동안 국민들 다수가 경제적으로, 정신적으로 어려움 가운데 처해 있습니다. 코로나 19 감염병이 물러가더라도 코로나의 후유증이 많은 사람들에게 우울증이나 대인기피증 같은 형태들로 생기지 않을까 걱정하는 소리들이 벌써 들립니다. 교회는 아직도 문을 활짝 열지 못한 상태입니다. 코로나라고 하는 길고 괴로운 겨울을 빨리 보내고 우리의 일상도 기지개를 켜며 다시 봄을 맞는 날이 오기를 고대합니다.
아직 코로나라는 겨울이 완전히 간 것은 아니지만 코로나라는 겨울에서 벗어날 시간이 멀지 않았음을 느낍니다. 이제 우리들도 기지개를 켤 준비를 해야 합니다. 코로나의 긴 기간 동안에 하나님께서 우리 각자에게 부여하신 일들을 놓치며 살지 않았는지 돌아보면서 다시 우리들의 신앙을 깨우고, 영혼의 기지개를 켜는 워밍업(warming-up)을 이제 시작해야 합니다. 그래서 길고도 힘들었던 코로나 19라는 겨울동안에도 임마누엘(Immanuel) 주님의 은혜로 우리가 죽지 않았음을 나타내는 영혼의 기지개 켜는 모습들이 우리에게 있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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