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9일(주일) " 사람이 먼저다? (1)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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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관리자 | 작성일 | 2024.06.08 06:09 |
근년에 우리 사회에서 인상적으로 들었던 말 중에 “사람이 먼저다.”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과연 사람이 먼저일까요? 무신론자, 인본주의자라면 그런 말을 할 수 있습니다. 사람이 먼저라는 말을 언뜻 들으면 묘한 감동을 느끼게 합니다. 매력적인 표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모든 살아있는 생명체들 중에서 사람이 먼저라면 내가 인간이라는 점에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해 봅니다. 수십억 인구가 살고 있는 지구촌의 사람들 모두가 먼저입니까? 먼저인 사람들 중에서도 먼저인 사람이 있습니까? 있다면 그는 누구이며, 어떤 사람입니까? 정치 권력자인가요? 재벌인가요? 노동자들입니까? 사회의 사각지대(死角地帶)에 사는 까닭에 인권(人權)과 복지(福祉)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 사람들인지요? 아니면 나 자신입니까? 사람이 먼저라고 말하기를 좋아하던 사람들은 사회 어떤 위치에서 어떻게 살았고, 지금은 어떻게 살고 있습니까? 정답을 말하기가 쉽지 않은 비논리적이고 애매모호한 문장이 “사람이 먼저다.”라는 표현이 아닐까 합니다. 명확하고 정확한 의미를 선명하게 설명하기가 힘들지만 사람인 내가 말하고 들으면 내가 사람이기에 묘하게 기분 좋은 느낌이 들어 사람들을 선동(煽動)하기 좋은 광고 카피(advertising copy) 같은 표현입니다.
창조주이시며 세상의 통치자이신 하나님을 진실로 믿는 기독교인이라면 “사람이 먼저다.”라는 알 듯 모를 듯한 비논리적이며 인간 감성(感性)을 자극하는 막연한 말을 남발해서는 안 됩니다. 성경의 가르침을 따라 명확하게 말한다면 기독교인으로 사는 한, 어느 한 순간에도 사람인 내가 먼저라는 오만을 떨어서 안 됩니다. 사람은 결코 먼저일 수 없습니다.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이 먼저입니다. 지엄하시며 홀로 높으시고 거룩하시고 정의로우시며 선하신 하나님 앞에서 과연 그 누가 “사람이 먼저입니다.”라고 감히 외친다는 말입니까? 사람은 하나님에 의하여 처음 창조되었을 때 그 존재는 하나님을 닮은 하나님의 형상(Image of God, Imago Dei)이라는 존엄한 존재로 만들어졌으나 죄성에 오염된 후로는 하나님의 은혜가 아니면 소망이 없는 죄인(Sinner, Homo Peccator)일 뿐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은혜로 말미암아 중생(重生)하여 존귀하신 하나님의 자녀의 신분을 얻게 되었을지라도 이제는 그 어느 순간도 하나님 앞에서와 사람들 앞에서 오만한 자의 모습을 취해서는 안 됩니다.
1세기 사도 바울 이후 중세 기독교 최고의 신학자인 교부(敎父) 어거스틴(Augustine, 354~430년)이 남긴 말처럼 사람은 “첫째도 겸손, 둘째도 겸손, 셋째도 겸손”해야 할 존재임을 알고 항상 겸손한 마음을 갖고 겸손의 태도를 취하는 자여야 합니다. 하나님을 경외하고 구원의 은혜를 기억하고 감사하는 성도의 삶에는 무슨 일이든지, 피조물과 죄인인 사람인 내가 먼저가 아니라 창조주이시며 구원자이신 하나님이 먼저이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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