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아! 안녕 | |||||
---|---|---|---|---|---|
이름 | 관리자 | 작성일 | 2004.06.02 10:14 |
큰 아이가 말을 막 배우기 시작한 네 살 무렵의 일인 듯하다. 어느 날 욕조에서 함께 물놀이를 하다가, “재영아! 이제 그만하고 나가자”, “응! 그래” 아이를 안아들고 욕조의 물마개를 빼자 물이 소리를 내며 빠져나간다. 그러자 내 품에 안긴 재영이가 손을 흔들며
“물아! 안녕, 내일 또 만나!” 한다.
아이를 키우며 늘 놀라움으로 감사한다.
아이의 눈에는 세상의 모든 것이 생명으로 가득 차 있고 그 생명력을 호흡한다.
인형과 마주 앉아 자못 심각하게 말을 하고 있는 아이를 보며…….
문득 마태복음 18장 3절의 성구가 떠오른다.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 하나님과 멀어진다는 것. 하나님 지으신 만물에서 생명을 하나씩 지워가고 있을 때가 아니던가?
이젠 아홉 살로 훌쩍 커버린 큰 아이에게
“재영아! 요즘은 왜 인형에게 말을 안 해?”
아빠의 진지한 물음이 더 재미있다는 듯 목젖이 보일 만큼 크게 웃는다.
“하! 하! 하!” 허공에 뿌려지는 해맑은 웃음에 나도 따라 웃어본다.
중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나는
오늘도 여학생들의 맑은 눈을 바라보며 음악에 생명 있음을 소리 높여 강조하고 있다.
“물아! 안녕, 내일 또 만나!” 한다.
아이를 키우며 늘 놀라움으로 감사한다.
아이의 눈에는 세상의 모든 것이 생명으로 가득 차 있고 그 생명력을 호흡한다.
인형과 마주 앉아 자못 심각하게 말을 하고 있는 아이를 보며…….
문득 마태복음 18장 3절의 성구가 떠오른다.
어른이 되어 간다는 것, 하나님과 멀어진다는 것. 하나님 지으신 만물에서 생명을 하나씩 지워가고 있을 때가 아니던가?
이젠 아홉 살로 훌쩍 커버린 큰 아이에게
“재영아! 요즘은 왜 인형에게 말을 안 해?”
아빠의 진지한 물음이 더 재미있다는 듯 목젖이 보일 만큼 크게 웃는다.
“하! 하! 하!” 허공에 뿌려지는 해맑은 웃음에 나도 따라 웃어본다.
중학교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일을 하는 나는
오늘도 여학생들의 맑은 눈을 바라보며 음악에 생명 있음을 소리 높여 강조하고 있다.
- 총 1,033 건
- 27/104 Page
번호 | 제목 | 작성자 | 작성일 |
---|---|---|---|
773 | 12월 1일(주일) 칼럼 “‘소리’를 보고, 들으며, 보다” -제2회 반브라스(Van Brass) 정기연주회- | 관리자 | 2019.11.30 |
772 | 11월 24일(주일) 칼럼 “할아버지 .. 안녕하세요? 해~” | 관리자 | 2019.11.23 |
771 | 11월 17일(주일) 칼럼 '여기 VIP를 위한 행복의 자리가 있습니다' | 관리자 | 2019.11.16 |
770 | 11월 10일(주일) 칼럼 '‘내 탓이오.’에서 ‘네 탓이오.’로' | 관리자 | 2019.11.09 |
769 | 11월 3일(주일) 칼럼 '단풍만이 아니라 말에도 색깔이 있다' | 관리자 | 2019.11.02 |
768 | 10월 27일(주일) 칼럼 '종교개혁시대 성례전, 특히 성찬에 대한 다양한 주장들' | 관리자 | 2019.10.26 |
767 | 10월 20일(주일) 칼럼 '고속질주' | 관리자 | 2019.10.19 |
766 | 10월 13일(주일) 칼럼 '지금은 나라를 위하여 더욱 간절히 기도해야 할 때입니다' | 관리자 | 2019.10.12 |
765 | 10월 6일(주일) 칼럼 '인생을 걸 데가 있다면' | 관리자 | 2019.10.05 |
764 | 9월 29일(주일) 칼럼 '배부른 돼지가 되기보다는' | 관리자 | 2019.09.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