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9일(주일) 칼럼 '스승의 날을 폐지해 달라는 요청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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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관리자 | 작성일 | 2019.05.18 05:37 |
지난 5월 15일(수)은 ‘스승의 날’이었습니다. 지난 주 칼럼에서 ‘어버이날에 카네이션이 팔리지 않는다고’라는 제목의 글을 썼습니다만 스승의 날에는 아예 카네이션 꽃이 팔릴 수 없게 되어 있습니다. 이른바 공직사회에서 부정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취지로 공직자, 언론인, 사립학교 교직원 등을 대상으로 ‘김영란 법’이라고 불리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2016년 9월 28일부터 시행된 후로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선생님들께 일체의 선물을 할 수 없습니다. 그 영향 때문인지 작년에 이어 금년에도 ‘스승의 날’을 폐지해 달라고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들이 관심을 끌었습니다. 주로 일부 선생님들의 요망으로, 그 취지는 여러 가지 사려 깊은 의미들도 있습니다.
어느 신문에 난 한 예로,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이 담임 선생님께 음료수 한 잔을 드렸는데 선생님은 어린 제자가 주는 음료수를 받아 마시지를 못하고 다시 학생의 손에 쥐어주었고, 그 어린 학생은 울음을 터뜨려 선생님의 마음이 아팠다는 얘기가 전해졌습니다. 조금은 과격한 문제 제기도 있습니다. 스승의 날에 일체의 선물을 받지 못하게 하는 것은 교사를 잠재적 범죄자로 여기는 것이 아닌가 하는 문제 제기도 보았습니다. 금년에는 ‘스승의 날’을 폐지하고 대신 ‘교육의 날’을 만들자는 청와대 국민청원 글을 쓰신 선생님도 계셨습니다. 충분히 다양한 소리들이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필자도 대학생들에게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만 수업시간에 음료수 한 잔도 학생들에게 얻어 마시지 않습니다. 제가 일회용 커피를 가지고 가서 학교의 정수기 물에 타서 마십니다.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사서 마실 때도 있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이 불편하지 않습니다. 담담하게 스스로 해결하는 자연스러운 일상(日常)이 되었습니다. 이런 일로 선생님들과 학생들의 관계가 인정이 메마르게 되었다고 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선생님이나 학생들 모두 이런 사회적인 상황을 알기 때문에 서로 이해합니다.
사도 바울은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에 대해 이런 교훈을 한 적 있습니다. 사실은 교인과 말씀을 가르치는 목사와의 관계에 대한 교훈이지만 넓게는 학생과 선생님의 관계로도 확장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가르침을 받는 자는 말씀을 가르치는 자와 모든 좋은 것을 함께 하라.”(갈 6:6)
제자들의 앞날을 위하여 열(熱)과 성(誠)을 다하여 가르치시는 선생님께 대하여 물질로 향응(饗應)을 대접하지 않더라도 감사하며 존경하는 공경(恭敬)의 마음만은 잊거나 잃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공경심(恭敬心)’은 제자가 자신을 사랑하여 열정을 가지고 가르쳐주시는 스승을 향해 마음에 소중하게 간직해야 할 최소한의 예의(禮儀)이자 최고의 선물(膳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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