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어머님 | |||||
---|---|---|---|---|---|
이름 | 관리자 | 작성일 | 2004.12.28 17:05 |
해방 후 만주에서 모진 고생하시다가 돌아오신 시아버님은 불과 수개월 만에 맏며느리에게 따뜻한 사랑 한번 주지 못한 채 그렇게 돌아가셨다. 몇 년 후 남편은 왜관 전투에서, 이듬해 맏아들은 원인 모를 병으로, 남편과 자식을 가슴에 묻고 시골의 고추밭 콩밭을 메며 한과 서러움으로 청춘을 사셨던 큰 어머님.
시아버님이 남겨주신 삼베가죽 붉은 성경책을 가지고 큰어머님은 교회 종탑을 당기시며 마을의 새벽을 깨우셨다.
특유의 손재주와 부지런함이 있어 대구와 부산으로 삯바느질하며 6,70년대를 지나셨건만 아직 20년이 넘도록 외아들이 자식이 없어 마음 한구석 씁쓸하시던 당신은 여전히 새벽제단의 단골 손님이셨다. 일찍 출근 준비하려는데 전화가 왔다. 부산이다. “야야 덕아! 하나님 살아계신데이, 너거 행님이 아가 있단” 목이 메셨다.
올해엔 겨울이 늦다. 따뜻한 성탄도 좋다.
- 총 1,044 건
- 50/105 Page
번호 | 제목 | 작성자 | 작성일 |
---|---|---|---|
554 | 09월 20일(주일) 칼럼 "소명(召命)과 사명(使命)" | 관리자 | 2015.09.19 |
553 | 09월 13일(주일) 칼럼 "보물 이야기" | 관리자 | 2015.09.12 |
552 | 09월 06일(주일) 칼럼 "전투하는 교회" | 관리자 | 2015.09.05 |
551 | 08월 30일(주일) 칼럼 "신자에게 보석 같은 두 가지 필수품" | 관리자 | 2015.08.29 |
550 | 08월 23일(주일) 칼럼 "설립자 이병익 장로님의 소천 3주기를 추모합니다" | 관리자 | 2015.08.22 |
549 | 08월 16일(주일) 칼럼 "사람의 약속과 하나님의 언약" | 관리자 | 2015.08.15 |
548 | 08월 09일(주일) 칼럼 "홍은기도원, 여호와의 산에 올라가자" | 관리자 | 2015.08.09 |
547 | 08월 02일(주일) 칼럼 "가난과 풍요" | 관리자 | 2015.08.01 |
546 | 07월 26일(주일) 칼럼 "스펙트럼(spectrum)이 넓다는 말" | 관리자 | 2015.07.25 |
545 | 07월 19일(주일) 칼럼 "독서에 대한 두 목사의 이견(異見)" | 관리자 | 2015.07.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