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메뉴바로가기
땅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 But, you will receive power when the holy spirit comes on you and you will be my witnesses in jerusalem, and in all Judea and Samaria, and to the ends of the earth

HOME 커뮤니티 목양칼럼

목양칼럼

9월 30일(주일) 칼럼 "그리움과 함께" 글보기
9월 30일(주일) 칼럼 "그리움과 함께"
이름 관리자 작성일 2012.09.29 07:34
지난 수요일 오후, 한 요양병원에 심방을 갔었습니다. 우리 교회 교우의 모친을 찾아뵙기 위함이었습니다. 아주 좋은 시설의 요양병원이었지만 많은 어르신들이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병원 입구에서부터 볼 수 있었고 들을 수 있었습니다. 3층 한 요양병실에 들어서니 여러 분들이 누워 계셨지만 한 분만이 꼿꼿이 앉아 계셨습니다. 제가 찾아뵈려던 바로 그 분이었습니다. 아흔 살의 권사님이신데 맑은 얼굴에 자세하나 흐트러짐이 없으셨습니다. 그 분 앞에는 침대에 달린 식탁이 펼쳐 있었는데 펼쳐 있던 것은 식탁만이 아닙니다. 그 위에 찬송가도 펼쳐 있었습니다. 인사를 나누면서 보니 펼쳐 놓으신 찬송은 304장 “그 크신 하나님의 사랑”이었습니다. 가장 좋아하는 찬송이시고 그날 그 찬송을 부르고 싶어 벌써 펴 놓은 채 심방을 기다리고 기다리셨던 것입니다.

따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평생 교회중심으로 사시면서 수많은 봉사는 물론 지금까지 성경을 100독을 하셨다는 것입니다. 찬송도 잘 부르시고 성경도 잘 읽으셨습니다. 메시아 예수님을 기다리고 맞이했던 안나 선지자의 삶과 신앙을 말씀드리면서 권사님에게도 그런 모습이 있고 계속 그런 모습으로 사시라고 위로 격려하며 말씀을 맺었습니다. 아흔 살 주님의 신부였습니다. 화목제물로 오신 하나님의 아들 예수님을 그리며 그를 만나기를 기다리시는 신부이셨습니다.

문득 어머니가 그리웠습니다. 저의 어머니도 성경을 평생 가까이 하셨습니다. 매년 연말에 시상하는 성경 다독상은 늘 어머니 몫이었습니다. 초등학교 밖에 안 나오신 분이시지만 말씀을 사모하는 분들이 모두 그렇듯이 하늘의 지혜가 넘치시는 분이었습니다. 제가 찾아뵈면 가슴이 벅찰 정도로 하늘의 깊은 이치를 가르쳐 주시던 어머님, 그 가르침과 함께 맛있는 음식을 늘 준비하여 먹여 주시던 어머님이 보고 싶었습니다. 이제는 어머니가 그토록 사모하시던 하늘나라 주님 곁에 계시기에 올 추석에도 찾아 뵐 수는 없지만 오늘 밤, 날씨가 좋아 보름달을 볼 수 있다면 보름달처럼 밝고 맑으셨던 어머님을 생각하며 저 달이 떠있는 하늘 너머를 향해 그리운 어머니를 불러 보려고 합니다.

추석은 그리움과 함께 저물어 갑니다….

다운로드표
  • 1,033
  • 59/104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