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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교구 3구역
이름 관리자 작성일 2005.03.06 13:02
어릴 적 시골에 살 때, 부모님의 손을 잡고 구역 예배에 따라 다녔던 기억들이 아직도 선명하다. 주로 금요일 저녁이었다. 구역장이신 장로님이나 집사님의 인도로, 피곤하지만 좁은 방에 서로의 몸을 붙여가며 빼곡히 앉아 찬송을 부르며 성경을 읽고 예배를 드리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히 남아있다. 물론 어린 나는 다른 아이들과 옆방에서 뛰어 놀기 바빴고, 예배 후의 다과 시간에 비로소 방으로 몰려 들어가곤 했다. 지금의 커피나 녹차를 대신하던 따뜻한 홍차나 귤껍질을 말려 끓인 귤차, 요즘엔 잘 등장하지 않는 삶은 달걀이나 고구마, 그리고 이젠 흔해져 버린 제과점 빵과 과자 등 사실, 어린 나는 맛있는 것을 먹는 재미로 따라다녔던 셈이다. 지금 생각해도 마냥 좋기만 하다. 오늘은 구역모임이 있는 날이다. 연구단지가 있는 신성동까지 부지런히 가야한다. 지난 번 구역모임에서 인기가 높았던 삶은 달걀을 떠올리며, 7시를 향해 열심히 달렸다. 비록 작은 모임이지만 모일 때마다 반갑고 새롭다. 그리고 아이들도 즐겁다. 성경공부를 마치고 다과상이 차려지면, 신앙과 삶의 작은 이야기들은 오히려 제 때를 만난 듯 더욱 오래 지속되고, 아이들 또한 그들 나름의 구역모임을 이어간다. 과일과 여러 가지 음식들, 그 사이에 오늘도 역시 삶은 달걀이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아이들도 그 맛을 아는지 욕심을 부린다. 방학 때라서 한 시간이나 일찍 시작 했건만, 오히려 더 늦게 서야 자리를 나섰다. 시간이 이렇게 까지 될 줄을 누가 알았으랴... 작지만 서로의 삶을 나누는 것! 서로의 삶에 귀 기울이며 이해하고 격려하는 것! 공동체를 향한 하나님의 축복이 아닐 수 없다. 그 온기어린 ‘삶은 달걀’이 벌써부터 그리워진다. 아마도 거기엔 따뜻한 성도의 마음과, 깊고도 변함없는 하나님의 사랑이 스며있기 때문 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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