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단기선교 후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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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 관리자 | 작성일 | 2011.08.27 16:01 |
교회에서 캄보디아 단기선교 안내가 나왔을 무렵, 사실은
‘할 수만 있다면 참가하고 싶다’가 아니고
‘되도록 안 가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마치 단기선교 기간 중 QT교재였던 요나서 1장의 요나와 같은 마음이었습니다.
동남아 의료선교나 봉사를 경험한 한의사들에게 조언을 구하니
양약 처방 위주로 진행되는 의료사역에서
한의사의 역할은 침 치료 정도로 제한될 수밖에 없고
현지인들의 위생 상태가
침 치료에는 매우 불리한 조건이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족들과 지내는 휴가가 없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QT를 하며 하나님은 신명기와 시편, 마태복음 등의 말씀을 통해
순종을 요구하셨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는 지난 겨울 필리핀 단기선교 때 참가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미안함도 있었기에 캄보디아 단기선교에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내 역할이 그리 크지도 중요하지도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불편한 마음이 없지 않았습니다.
준비모임에도 온전히 참석하지 못하는 상황도 마음을 불편하게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 때마다 오병이어의 기적이나 천국 비유, 추수꾼 비유 등의 말씀을 통해,
“너의 작은 것을 내놓아라. 그것을 통해 나의 일을 이룬다”라고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겸손하게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고도 하십니다.
드디어 캄보디아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인천공항에서 동생과 통화를 하는데
캄보디아에 서울 교회의 후배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그 친구들을 한번 찾아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캄보디아 땅이 어디라고
거기 가서 그 친구들을 찾겠냐고 답변을 하고 끊었습니다.
그런데 캄보디아에 도착을 하니 우리 팀의 가이드가 서울 교회의 후배인 김장수 집사였고
김장수 집사를 통해 역시 교회 후배인 박효준 선교사(목사)와 양은모 사모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양은모 사모는 내가 고등부 교사를 할 때 우리 반 학생이었습니다.
그 먼 땅에서 반가운 얼굴들을 보니 참으로 놀랍고도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마치 요나를 위해 물고기를 준비하신 하나님의 계획을 만나는 느낌이었습니다.
첫 사역지로 가는 동안 하늘을 올려다보았습니다. 지난 해 몽골 단기선교 때는 구름 속에서
천사의 형상도 보았고 팔을 벌려 양떼를 맞아주시는 예수님의 모습도 보았습니다.
남들은 그게 아니라고 할지 모르지만 내 눈에는 그렇게 보였습니다.
혹시 이번에도 그렇게 보여주시지 않을까 해서 하늘만 바라보았는데
순간 예수님의 얼굴이 보였습니다.
버스가 덜컹거려서 사진을 찍지는 못했지만,
‘여기에도 주님의 사랑이 임하는구나’ 하는 마음이 생기고
‘우리의 작은 사역을 주님도 기다리고 계셨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본격적인 사역이 시작되었습니다.
첫 사역지인 훈센초등학교에 가보니 발 벗은 아이들이 두 줄로 서서 우리를 환영합니다.
민망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이 교차합니다.
예수님이 받으실 환영과 박수를 중간에서 가로채는 게 아닌가 하는 마음도 생깁니다.
이어 각 팀별로 교실로 들어가서 사역 준비를 합니다.
의료팀은 책상을 모아서 치료베드를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정말로 뭘 어떻게 해야 할까 하는 마음뿐이었지만,
“하나님, 저의 적은 오병이어로 이 많은 사람들을 어떻게 먹이실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저 내어 드릴뿐입니다.” 하는 생각과 기도뿐이었습니다.
그러는 중에 그래도 진료실이 갖춰지고 진료를 시작합니다.
황대영 선교사님은 현지말을 하시기 때문에 진료 속도가 매우 빠릅니다.
미리 선교사님에게 침 치료가 가능한 환자들을 알려드리고,
치료를 원하는 환자들에게 침 치료를 합니다.
위생을 고려해서 알콜솜을 많이 가져간 게 다행이었습니다.
알콜솜으로 소독을 하는 게 아니라 세척을 해준다는 생각으로
주민들의 몸을 닦고 또 닦았습니다.
대체로 고된 일로 허리나 무릎 통증 등이 많았고
두통이나 소화불량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진료 중간중간 현지 아이들의 맑은 웃음과 어른들의 고된 일상이
겹쳐 보이는 듯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이 자리에 이 사람들 가운데 주님이 함께 하시며
이들을 위로하시고 치유케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우리는 이 지역을 오늘 떠나지만
오직 주님의 영은 이 곳에서 이들과 함께 하시기를 기도했습니다.
다음 날에는 김수빈 선교사님이 사역하시는 똥까세깜 지역으로 갑니다.
거실같은 바닥에서 환자를 보려니 허리가 아팠지만
지역에서 수고하시는 선교사님과 현지의 젊은 사역자들,
그리고 어린이들의 찬양이 오히려 마음을 더 아프게 했습니다.
아프다기보다는 감동적이었습니다.
특히 수요예배를 드리며 현지 어린이들이 드린 찬양은 참으로 아름답고 감동적이었습니다.
캄보디아를 통해 인근 동남아시아 지역에 복음이 전파될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선교사님들의 말씀이 괜한 말씀은 아닌 듯 합니다.
캄보디아를 통해 태국과 베트남, 라오스와 미얀마에도 복음이 크게 전파되길 기도했습니다.
다음 날, 다일공동체의 밥퍼 사역지로 갑니다.
청량리 다일공동체에 봉사 나갔던 기억이 있어서,
그리고 대학시절부터 성경공부 모임 등을 통해 다일공동체에 관한 얘기를 많이 들었던 터라
개인적으로도 매우 궁금하고 기대가 되었습니다.
현지 김형길 선교사님의 설명을 들으면서부터 하나님의 계획과 인도하심을 보게 되었고
수많은 사람들이 이 사역에 참여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어 각 팀별로 사역을 시작하였습니다. 의료팀은 체육관으로 쓰이는 2층 공간으로 갔습니다.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진료를 했습니다.
이곳 사람들은 약을 받아 가서는 약을 남겨서 팔기도 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침 치료를 원하는 사람들은 실제 아파서 치료를 받는 것이니
더욱 마음을 다해 치료를 하게 됩니다.
오전 11시 30분은 지역 주민들에게 ‘진지를 드리는’ 시간입니다.
우리 팀도 함께 나서서 배식을 하고 식판을 식탁으로 가져다 드리고 설거지를 도왔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의 일용할 양식을 준비하고 내드리는 일이 참으로 엄청나다고 생각되었지만
현지 봉사자들의 훈련된 손놀림은 그 많은 사람들을 치르고 남음이 있었습니다.
며칠의 사역을 진행하면서, 요나서의 공동 QT를 통해 준비하시고 구원하시고
그리고 생명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더 알게 되었습니다.
단기선교팀 모두가 하나님의 그 마음으로 사역을 감당하였지만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의 마음을 다 알겠나요.
오직 하나님의 구원의 능력이 현지에 충만하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이튿날에는 월남수상촌에도 갔습니다.
정말 불쌍하게 사는 아이들에게 풍선을 불어주는 청년들을 향해 아이들이 달려오는 것을 보며
이 순간 잠시만이라도 이들에게 웃음을 준 것만으로도
우리 청년들의 역할이 크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바다같이 넓은 톤레삽 호수가, 옛날 예수님께서 거니시던 그 갈릴리 호수가 되기를,
그래서 오늘날 이 호수에 주님의 치유의 역사와 먹이시는 기적과 구원의 승리가 가득하기를
기도했습니다.
‘선교’라는 낱말을 거론하기에도 부끄러울 만큼 짧은 기간의 사역이었지만 이 기간을 통해,
하나님 나라를 위해 자원하여 헌신하고 준비하여야 함을 다시 한 번 배웠고,
세계 어디나 다 그렇겠지만 캄보디아를 향한 하나님의 관심과 사랑을 보았으며
캄보디아 사람들에게 주님의 사랑과 은혜가 얼마나 절실히 필요한 지도 보았습니다.
또한 그런 중에 하나님의 부르심에 겸손하게 순종하여 사역을 감당하시는
선교사님들의 수고와 그 수고를 통해 더 넓어지는 하나님의 나라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실제 단기선교에 참가한 단원뿐만 아니라 멀리 한국에서 기도로 함께 동역하며
후원을 아끼지 않은 분들이 있다는 것이 위로가 되고 격려가 되었습니다.
캄보디아를 떠나오며 공동QT 본문이었던 요나서의 마지막 구절이 귀와 마음에 메아리칩니다.
(욘 4:11)
하물며 이 큰 성읍 니느웨에는 좌우를 분변하지 못하는 자가 십이만여 명이요
가축도 많이 있나니
내가 어찌 아끼지 아니하겠느냐 하시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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